0. 결론먼저, 거품이 빠져야 진가를 알 수 있다. #
마비노기가 인기다. 랭키닷컴 온라인게임 부문 1위로 등극했고 여기저기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관련 글들도 참 많이 볼 수 있다.
인기 블로거들이 갑자기 업데이트를 중단하고서는 '마비하느라...'라는 변명을 쓰기도 한다. 뭔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게임임에는 틀림이 없다.
필자또한 다른 게임들과 취미생활들을 다 접어두고 마비노기에 빠져있다. '바람의나라' 이후에 한달을 넘겨서 해본 게임으로는 처음이다.
a) 게임의 컨셉
가장 먼저, 판타지 라이프를 추구하는 마비노기 특유의 게임스타일이다. 전투말고도 생산, 제조, 제련, 요리, 음유시인(연주,작곡)등 다양한 컨텐츠가 준비되어 있고, 몹을 잡아 경험치 벌어 레벨업하는 전형적인 MMORPG와는 다르다.
전투 시스템또한 아주 색다르다. 기존의 대부분 게임들이 때리고 맞고 하여 HP가 남는 쪽이 이기는 것임에 비해 마비노기는 1:1 액션같은 주고받기 전투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이 것은 마치 가위바위보 같아서 상대방이 바위를 준비하고 있다면 보로 공격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덕분에 좋은 게임을 톡톡히 망치고있는 '매크로' 혹은 '자동사냥'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기 힘들다. 게이머가 자는 동안 경험치를 벌어주고 돈을 벌어주는 매크로 프로그램들은 숱한 게임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렸고, 최근 게임개발사들이 매크로방지에 노력과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점에서 좋은 표본이 될 것이다. 즉 '매크로'가 있어봤자인 게임인 것이다.
게다가, 필드 사냥을 지양하고 던젼플레이로 유도하고 있는데 던젼 숫자는 고작 5-6개에 불과하다. 기본 필드맵도(마을맵 포함) 6개 정도에 불과해서 많은 유저를 수용하기에는 좁은 듯 해보이지만 '동적생성 던젼' (혹은 Private 던젼) 시스템을 구현하여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쾌적한 사냥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무기 시스템은 특유의 '타'수를 적용하여 유저의 컨트롤에 따라 같은 무기라도 더 좋은 파워를 내도록 구현되어 있다 (싸구려 무기라도 하더라도 컨트롤 능력에 의해 비싼무기 파워를 능가하기도 한다). 게다가 무기의 기본속성을 크게 뛰어넘도록 해주는 인챈팅과 개조는 사람들을 중독의 늪에 빠뜨리는 주범이기도 하다.
마비노기의 타격감은 별 다섯개를 주고싶다. 시원시원하며 특유의 과장된 몸짓에 이펙트, 사운드, 그래픽이 하나가되어 합쳐져 아주 경쾌하다. (곰에게 스매쉬를 날릴때 크리티컬이 터져주면 그야말로 '스트레스 해소'다)
또, 다른 게임들이 말뿐인 '시나리오'를 가져다 쓰고 있는데 (너무 혹평이긴 하다. 하지만 '바람의나라'나 '리니지' 원작을 한번 구해서 읽어보라) 마비노기는 여신을 구출하는 메인스트림 시나리오에 RP던젼 (과거속으로 돌아가 시나리오상의 인물들이 겪었던 것을 대리체험)과 수많은 시나리오 퀘스트들을 더해서 멋지게 구현해냈다 (필자는 현재 아이라한테 책을 받아서 읽고 있는 중이다 --;)
b) 그래픽
의상, 갑옷들은 다른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래픽은 충분히 다르지만 기능적 관점에서 보고있다) 무작위의 색 체계 + 염색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똑같은 능력의 똑같은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색깔에 따라 10배이상의 가격차이가 나기도 한다.
게임 그래픽 부문은 카툰렌더링을 통해 최근 유행하는 '실사'풍에서 벗어나 '동화 혹은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 컨셉을 구현하였다. 온라인게임 시장에 실사풍 풀 3D가 유행이기는 하지만 각지고 울퉁불퉁하며 뭉개진 듯해서 아직은 갈길이 멀어보이는 현재 시점에서 '현실감'에 신경쓰지 않는 마비노기의 그래픽 시스템은 오히려 칭찬할 만 하다.
디테일이 뛰어나고 현실감있는 그래픽이라 자랑하는 다른 게임도 막상 플레이를 해보면 '3D 특유의 투박한' 냄새가 풀풀난다. 게임아닌 애니메이션 계열에서도 쥬라기공원이나 토이스토리의 환상적인 컴퓨터그래픽 수준이 아니라면, 오히려 수십년 전의 셀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가 더 보기 좋다.
마비노기의 캐릭터는 매주 강제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성장하고(정말 키가 부쩍 커버린다), 먹는것들에 의해 몸매가 변한다. 또 이런것들을 레벨(경험치)를 리셋하는 환생시스템이 있다 (환생권한은 실제 돈을 받고 판다) 순환레벨&나이 제도때문에 게임안을 돌아다녀보면 오래 플레이를 한 유저들이 고렙에 잔뜩 진을 치고 있는 타 게임과는 달리, 플레이 기간에 상관없이 레벨분포와 나이분포가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될 듯하다.
c) 기타 시스템들
게임의 주요흐름과는 크게 상관없으나 톡톡한 재미요소로 '타이틀 시스템'이 있다. '17살에 여우에게 진' 혹은 '맨손으로 곰을 잡은'등의 재미있는 타이틀과 그에 따른 보너스 속성 (물론 속성 패널티도 있다)들은, 가끔 플레이어들에게 '무모한 짓'을 하게 만드는 즐거움이다. 이것 말고도 개그스러운 작은 요소들이 많이 삽입되어 있다 (임프체, NPC들의 개성등)
마비노기의 주요 커뮤니티는 '메신저'와 '길드'로 표현된다. 길드원들의 플레이점수를 먹고 커가는 '성장형 길드'를 도입했고 길드마다 게시판을 제공한다. 또 전 서버를 가로질러 메세징이 가능한 메신저는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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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는 참 독특한 게임이다. 다른 온라인게임의 노가다에 싫증난 게이머들을 확 휘어잡는 매력이 있다. 그렇지만, 과연 이 신선함은 어디까지 일까?
베타때 모든유저가 하루2시간만 플레이할 수 있었으나 상용화때 이 제한이 풀렸다. 상용화되면서 평생 2시간 무료라는 획기적인 체험무료 체제를 도입했다. 유료화 방식은 평범한 월정액이 아닌, 서비스별 유료체계를 도입했다 (나오의서포트, 어드밴스드플레이, 엑스트라 스토리지의 3개로 분류되며 각각 혹은 묶어서 신청할 수 있다), 게다가 엄청난 물량의 프로모션을 진행하여 20일, 7일, 5일 무료쿠폰(유료사용자와 동등한)을 대량 발행하여(네이버회원, 아이겐포스트회원 혹은 구매자, 영진닷컴 회원 혹은 구매자, 게임잡지 구매자등) '비 마비노기 유저들'이 부담없이 게임을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4.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마비노기의 한계 #
마비노기 상용화 1개월을 기점으로, 칭찬으로 범벅되어 있던 초기의 장점들 그 한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점 부터 적어보려 한다.
a) 결국 '몹잡아서 경험치올리고 레벨업하는 게임' 인가?
그렇다. 사냥과 레벨업노가다가 아닌 게임을 주장하고 있고 또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사냥이외의 기술로는 '생산'이 있는데 방직(->옷만들기), 제련(->블랙스미스, 무기제작)이 대표적이고 별도로 '음유시인'이라는 연주가들, 요리사등이 있다.
제련기술을 한 번 살펴보자. 수련을 위해서는 곡괭이를 사들고 반호르의 땅속에 들어가 철광석을 캐야 하지만 지하에는 몬스터들이 드글드글하다. 고레벨 전사들도 죽어나가는 아쳐와 고블린의 협공을 뚫고 지나가서 철광석을 캐오기란 '하지말라'는 말 같기도 하다. 결국 '전사님들 광부좀 데려가세요'라고 외치면서 불편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이렇게 고생해서 만들어낸 무기의 수요자는 역시 '전사'이다.
방직, 옷만들기 기술의 경우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주요 생산품인 '천옷'은 마을 상점에서 이미 팔고 있기에 희소성이 없고 실이나 가죽끈등의 재료는 무기를 만드는 재료로써 다시 이용되는데 결국 결국 '전사'의 무기를 만든다.
최근에 도입된 요리기술은 생산한 요리품질이 캐릭터 능력을 일시적으로 향상시켜 주는데, 결국 '전사'들이 사냥터에서 먹으라고 만드는 것 같다.
그러니깐, 마비노기에는 그나마 많은 비전투 스킬들이 많이 존재하고 또 나름대로 노가다 게임에서 탈출하려 한 노력이 많이 보이지만 결국은 전투 '보조 기술'로 그 가치가 폄하되고 만다. 이런 스킬들의 한계는 스킬레벨을 얼마 이상 올리지 못하는 (즉, 그 이상의 레벨에 대해 게임에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근본적인 컨텐츠부족에서부터 전투중심의 캐릭터들을 '소비자'로 하는 경제시스템에 있다.
b) 게임이 너무 어렵다.
사냥을 전혀 하지 않고도, 아르바이트나 퀘스트등을 이용해 레벨업하고 즐길 수 있으나 앞서 살펴본바와같이 '보조' 기술들만으로는 곧 한계에 부딪힌다. 전투를 배워야 하는데 '무기의 타수'와 상극의 전투스킬을 초보가 터득해내기에는 너무 난이도가 높다.
전투방법을 가르쳐주는 '레이널드의 초보전투학' 수업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초보자들이 수업신청할 돈이 없다. 수업료가 너무 비싸다. 리사의 마법수업은 더더욱 비싸다. 게다가 게임시간 하루 (실제시간 약 36분)에 1단원씩의 수업만 가능하므로 모든 수업과정을 다 마치려면 과연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필자도 아직 수업을 다 마치지 못했다. 가끔 볼일이 있어 티르마을을 지날때마다 한단원씩 배우고 있다. 거의 2주정도를 몸으로 부딪혀 가며 (혹은 누군가 가르쳐줘서) 사냥을 하고나서야 게임의 전투 시스템을 어느정도 익히고, 몬스터의 패턴을 알아가기 시작했다고 할까.
초보전사 말고 고레벨 전사들도 어려운 게임시스템 때문에 고생이다. 라비하급같은 고레벨던전 플레이를 해보면, 이 게임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가위바위보형 상극 전투 시스템(가위는 보에게 무조건 이긴다)이 유저들에게 간파되자 '오토디펜스'를 탑재한 몬스터들이 대거 출현한다. 가위바위보에 비교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가위는 보에게 무조건 이기지만, 이 몬스터들은 '보'를 향해 가위로 덤벼드는 플레이어들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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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또한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게임난이도가 너무 높다. 재료들을 전사에게 구하거나 직접 모아야하는데, 인벤토리 공간의 부족으로 (혹은 헐값이기 때문에) 사냥꾼들이 재료를 공급하지 않게 되고 생산직들은 직접 '약한몸'을 이끌고 최전선에 뛰어들지만 그 결과는...
c) 솔로잉 성향의 간과
필자도 대한민국 게이머의 한사람으로써 파티플레이 (여러명이 서로 도와가며 하는 플레이)를 좋아한다. 하지만! 혼자라도 '조금불리하더라도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비노기는 파티플레이를 지향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모순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또 계속 이 모순된 상태를 그대로 둔채 파티플레이를 요구할 듯 하다.
전투 + 지원의 파티플레이를 못하게 하는 문제는 플레이어 한명씩을 각각 상대하는 몬스터들의 일대일 성향이다. 파티원중에 힐러가 한명 있다면 이사람은 힐링을 전문으로 해야함이 '자연스럽지만' 몬스터들은 이 사람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즉 이런 성향의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던젼들(거의 대부분의 던젼)에서 플레이어들은 한사람이 한마리씩의 몬스터를 상대해야 한다. 힐러는 갈 곳이 없다. 다른 사람들도 힐러를 선뜻 끼워주지 않는다. 고렙 + 초보의 파티플레이도 역시 일대일 성향 몬스터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 고렙은 자기를 쳐다보는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어야 하고, 초보역시 그렇다.
결국, 몹과 1:1로 붙어서 이길 자신이 있는 사람들끼리의 파티 플레이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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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던젼의 보스몬스터는 혼자 잡기가 불가능한데, '오토디펜스'를 대부분 탑재하고 있고 마법공격을 받지 않으며 원거리공격또한 무시해버린다 (궁수와 마법사들은 불쌍하다. 역시 같은 전투스킬이라고 하더라도 궁술, 마법은 보조 스킬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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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비노기 파티플레이의 가장 모범적인 집합은 '1:1로 몬스터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칼들고 싸우는 전사들', 즉 솔로잉 가능한 플레이어들의 집합이다. 가장 인기 있는 라비 던젼을 가보라. 파티원이 2명이건 4명이건 8명이건 몬스터와 다들 1:1로 싸운다. 다만 일찍 자기 몬스터를 처리완료한 사람이 남을 도울 수 있을 뿐이다.
d) 메인스트림 시나리오 - 전사 편중
앞서 장점으로 꼽았던 메인스트림 시나리오 - 여신강림 - 는 MMORPG에서의 게임 시나리오란 이런것이라고 할만큼 멋지게 구현되어 있다. 용사들을 대리체험하는 RP던젼과 파티플레이등을 포함하고 있어,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퀘스트를 진행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시나리오의 끝을 구경하기 위해 중간에 해결해야 하는 퀘스트들은 '전사'가 아니고서는 꿈도 못 꿀 것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전사들을 위한 메인시나리오'라는 혹평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국 '몹 잡는 노가다를 해서 능력을 올린' 전사들을 위한 게임인 것이다.
RP던젼은 아주 독특하고 개그요소들까지 삽입된 메인스트림 시나리오의 큰 축인데, 잘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유저들로부터는 외면 받는다. 대리체험이기 때문에 나한테는 별다른 이득도 없고 고가의 아이템을 얻어도 대리체험 캐릭터가 얻은것이기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 던젼에 가보면 'RP 도와주실 분 찾습니다'라고 광고하면서 사람들을 모으는 플레이어들이 있지만 파티원 구하기가 쉽지 않다.
f) 강한 커뮤니티
마비노기의 커뮤니티 시스템은, 1) 서버별 커뮤니티 2) 채널별 커뮤니티 3) 길드 커뮤니티, 그리고 게임메신저를 통한 인스턴트 메세징으로 구현되어 있다.
길드채팅은 메신저시스템에 기반하여 구현되어 있는데, 이 메신서 시스템이 아직도 불안하다. 시도때도없이 로그오프되고, 사람들의 연결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아예 셧다운 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시스템불안은 설계의 잘못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 모든 서버를 크로스하여 메세징이 가능하게 한다는 의도는 좋았으나 사실상 불필요한 사족.
플레이를 하면서 길드에 가입하고 친구들을 사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서버 유저와 이야기 나눌일이 거의 없다. 오프라인 친구들이라고 하더라도 보통은 같이 노는 서버에서 시작하게 되므로 '서버별 메세징'으로 국한해서 서버시스템에 통합개발했더라면 훨씬 안정적이고 유용한 시스템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게임 커뮤니티는 같이 플레이를 하면서 저절로 생겨난다. 오랜 시간 생사를 함께하고 캠프파이어를 통해 음식을 나누며 친해진 사람들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접속하게 하는, 혹은 더 오랜시간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중 하나다.
반대로, 이러한 강한 커뮤니티는 한두명의 중요한 사람들이 게임을 그만둠으로써 급속하게 붕괴되는 치명적 약점들을 가지고 있다. 게임에 들어왔더니 50명 가까운 게임 친구들이 모두 다 '오프라인'으로 표시되면 플레이 의욕이 싹 사라지고 만다.
다행히 평생2시간 무료라서, 오랫만에라도 들어오는 친구들이 있다면 2시간동안 즐겁게 이야기나눌 수 있다.
e) 성공적 전술인가 모험인가? 마비노기 유료시스템
누구나 평생 2시간 무료정책은 게이머에게 유리하다. 계정당 캐릭터를 1개밖에 만들 수 없는 마비노기 시스템특성상 여러개의 보조캐릭터를 육성하려면 '친구 계정'을 빌리는 방법이 가장 좋다. 친구계정 3개만 빌릴 수 있으면 (빌리는데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무료회원가입만 누군가 대신해주면 된다) 내계정까지 합쳐 4개의 캐릭터를 각각 2시간씩 총 8시간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하나의 캐릭터를 계속 키워가는 재미가 물론 더 크겠지만, 돈 한푼 안 들이고 여러개의 캐릭터를 하루종일!! 플레이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 광부캐릭터 (후배가 게임을 그만둔지 몇달이 지났다. 이 계정을 얻었다)와 보조캐릭터 (베타테스터에 참여했던 친구 한명이 상용화하면서 게임을 그만두었다. 이 계정을 얻었다)까지 3개 캐릭터를 가지고 플레이를 하는데, 퇴근시간 이후에 하는 거라서 대부분 이 6시간(3캐릭x2시간)을 다 쓰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알고 있는지 마비노기의 유&무료 차별은 갈수록 더 심해질 듯하다.
길드마스터는 유료회원이어야 한다. (길드 펜던트가 엑스트라스토리지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엑스트라스토리지는 유료서비스이다. 그냥 인벤토리에 넣어줄수도 있으련만...). 인벤토리의 부족으로 거의 누구나 애용하는 '가방'은 무료회원은 열 수 없다. 가방속에 들어있는 음식, 포션, 돈도 꺼낼 수 없다 (가방해제명령으로 모두 다 꺼낼수 있다고는 하지만, 가방속에 들어있던 아이템을, 해제후에 보관할 곳이 없으므로 의미가 없다). 은행창고에 보관하려고 해도 무료회원은 창고의 절반만 이용할 수 있다. 그 반대편 절반공간에 유료회원때 넣어놨던 물건은 되찾을 수 없다. 돈을 내야만 한다.
이러한 밀고 당기기 사이에서, 현재의 개발진과 시스템등 비용을 얼마나 충당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유저를 만족시키는 게임들이 성공하고, 상업적인 성공은 다시 게임투자로의 확대와 고생한 개발진들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지므로 선순환이 계속되겠지만, 유저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라도 상업적성공 없이는 투자축소&개발진에 대한 보상미비로 게임퀄리티가 낮아질 우려가 있다.
무료선언도 좋지만,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적절한 유료시스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f) 쿠폰, 대물량 이벤트
마비노기 정식 서비스에 맞춰 포탈, 유명브랜드와 함께하는 대대적인 홍보작업이 펼쳐졌다. 쥬얼리 박정아를 동원한 스타마케팅도 시작했다. 게임잡지에 무료20일 쿠폰이 대량으로 살포됐고 네이버회원 모두에게 7일 무료이용권을 뿌렸다. 롯데 2% 음료, 하이겐포스트 의류, 영진문고와도 제휴하여 무료쿠폰을 뿌렸다.
각 쿠폰은 중복사용이 불가능한 제한이 걸려있기는 하지만, 필자는 5일권+7일권+20일권을 모두 구해서 등록했다. 거기에다가 정식서비스 초기의 서버불안으로 약 7일의 보상까지 더해져서 모두 '39일'을 무료로 (유료서비스는 다 받지만 돈은 내지않은) 이용할 수 있었다.
정식서비스가 시작된지 두달쯤 지난 현재 시점에서 이제 쿠폰 쓸 사람은 다 쓰고 정말 돈을 내야만 게임을 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한 것이다.
마비노기의 유료서비스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정식서비스 초기에 유저들이 몰려들어 서버가 못견디고 랙에 시달리던 것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돈늘 내서가 아니라, 2시간 무료유저와 쿠폰유저들이 몰려들어서임이 확실하다.
마비노기! 우리 시대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이다. 많은 유저들이 호평하고 있고 언론에서도 연일 좋은 평가들이 자자하다. 더 많은 개발비를 투자한 다른 게임에 비해 훨씬 더 예쁘고, 훨씬 더 신선하며 타격감도 좋고, 게임의 컨셉도 좋다.
그렇지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결국은 '몹잡아 경험치 올려 레벨업하는 게임'의 모습이 되어가려 하고있고, 너무쉽게 레벨업을 하지 못하도록, 너무 쉽게 게임머니를 벌지 못하도록 게임이 점점 더 어렵게 어렵게 바뀌어 가고 있다. 게임이 기울어갈때 나타나는 '커뮤니티 붕괴'의 모습도 보여진다.
학생들의 2학기 일제 개학과 맞추어 일어난, 대대적인 하향패치(게임을 난이도를 높힘)와 쿠폰약발의 소멸의 삼재(三災)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다행히도, 마비노기에 필적하는 대체 게임이 현재는 없다.
mabinogi